단호박이 하루가 다르게 잘 자라고 있었어요
처음 심은것 치고는 한 포기에 4개 정도 달리고
괜찮았어요.
코로나19로 인해서
대외활동이 거의중단되다 시 피했었는데
상황이 호전되어
몇 년 만에
제주도에서 세미나가 있어
출장을 신나게 다녀왔어요
장마가 시작되긴 했지만
큰비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주도에 도착한 다음날 이른 아침에
밭 옆에서 공장을 하시는 사장님이
전화를 하셨어요
"어이 이사장 밭에 그거 다 넘어갔어!"
"그거여? 고추요?"
"아니, 그거 왜 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거"
"아....... 단호박이요."
이후로 세미나 내용은 머리에 안 들어오고
단호박이 어떻게 되었으려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제주도에는 바람만 불고 비도 안 왔는데
경기 광주에는 엄청나게 비가 내렸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고 하더라고요
세미나 끝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밭으로 갔더니
천만다행으로 좌우로 넘어지지는 않아서
단호박 넝쿨이 다 살아있었어요
저걸 다시 세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고요
앞으로 장맛비가 한동안 내릴 건데
그냥 놔두면 엉망이 될 것 같고
다시 세우자니 힘들고.....
어찌하나 하다가
다시 세우기로 했어요
파괴 해머드릴을 이용해서 말뚝을 깊게 박고
지지대를 세웠어요
날은 덥고 땀은 나고 힘든 하루였어요
콘티 박스를 놓고 하다가
낮아서 사다리를 가져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파이프 결속을 해주었어요
넝쿨이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하느라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다시 세우려니 일이 많더라고요
넝쿨을 하나하나 끌어올려 다시 매어주었어요
다행히도 지지대가 얌전하게 넘어가서
넝쿨이 엉겨있지 않고, 끊어지거나 다친 것도 없었어요
넝쿨을 다 끌어올리고 보니
어린 단호박은 맛이 가서 낙과되고
어느 정도 익은 것 2~3개만 제대로 달려있었어요
60포기 심어서 200개를 수확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목표 달성은 물 건너갔어요 ㅠㅠㅠ
그래도
넝쿨이 하나도 안 죽고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지지대를 다 세우고
지지대에 줄을 매어 사방으로 고정해 주었어요
단호박 농사 초보라
올해 단호박 지지대만 3번 세우고 있네요
단호박 농사 제대로 X고생하면서 배우는 한해인듯해요
내년엔 단호박 지지대를 튼튼하게, 넓게 세워서
이런 고생은 안 하도록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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