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패기

겨울이 다가오면

벽난로나 화목보일러가 있는 분들은

장작을 준비하실 텐데요

 

장작을 패는 일이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에요

다양한 도끼가 나와있지만,

도끼질을 해서 통나무를 패는 것은 힘든 일이지요

 

처음에는 

운동삼아 

전원생활이 이런 거지 

하면서 

도끼로 장작을 패곤 했는데

장작을 패다가

손목을 다치고 나서는

이러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패 놓은 장작을 구입할까도 생각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시중에 나와 있는 유압도끼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격이 저렴한 것은 속도가 속 터지게 느리고,

그나마 비싼 건 속도가 좀 빠르긴 하죠

 

거기다가

쪼그려 앉아서 패야하니 허리도 아프고 작업 속도도 잘 나질 않아요

 

전동 도끼는 작동하는 동안 손을 맘대로 쓸 수 없어서 불편하고요

 

그래서 구입할까 하는 생각을 접게 되더라고요

 

불곰국 아저씨들이 전동 도끼를 보니까

속도도 빠르고 좋아 보여서

저도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먼저 감속 모터를 찾기 시작했어요

신품은 가격도 비싸고 해서

중고로 알아봤는데

감속비가 120:1이면 힘도좋고 속도도 적당해서 좋을것같았는데 찾지를 못했어요

감속비 120:1이면 1분에 15바퀴 정도 도니까 4초에 한 바퀴 도는 정도예요

그만큼 힘도 세지요

 

그래서 찾은 게 2초에 한 바퀴 정도 도는 60:1감속모터로

30여만원을 주고 중고로 구입했어요

몸체는 H빔과 ㄷ형강을 고물상에서 구입해서 만들었어요

H빔의 높이(장작을 올리는 높이)는 허리 높이로 해서

작업 시 서서 할 수 있게 했어요

크랭크축은 철강회사에서 주문했고

베어링도 하나 붙여서 관절 움직임이 원활하게 해 주었어요

도끼날도 쇳덩이를 가공해서 붙여줬고요

조작패널은 지인분에게 부탁해서 

차단기와 스위치를 만들었어요

무게가 있어서 움직이기 쉽게 하려고 

관리기 바퀴도 달아주었어요

 

구상한 데로 다 만들고 

시험가동을 했는데

하나도 못 패고

망가져 버렸어요 ㅠㅠㅠㅠ

모터의 회전운동이 크랭크축의 왕복운동으로 

바뀌면서 그 힘을 전달해야 하는데

힘의 바뀌는 부분이 약해서

ㄷ형강이 꽈배기처럼 뒤틀려 버렸어요 ㅠ

초보가 뭘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들어간 돈도 있고,

원인도 알았으니

다시 만들면 제대로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다 분해를 하고

다시 만들었어요

약해서 망가진 부분은 ㄷ형강을 이중으로 용접하고

그것도 모자라다 싶어서 평철로 보강해서

ㅁ형강을 만들어 보강을 하고

그것도 불안해서 사선으로 ㄷ형강을 대주었어요

그랬더니 무게가 더 무거워졌어요

 

다시 시험가동을 하니 

잘되요

 

드디어 성공했어요

그런데 

패진 통나무가 바닥으로 떨어져서 

다시 주워서 쪼개야 하고

수레에 다시 담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도끼날 뒷부분에 미끄럼틀을 만들었어요

패진 장작이 바로 수레로 미끄러져 들어갈 수 있게요

전동도끼가 빨리 움직여서

위험할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아요

처음에는 

2초에 한 바퀴면 너무 빠를 것 같았는데

통나무 넣는걸 2초에 맞추기보단

내속도에 맞춰 넣으면 여유가 생기고

몇 번 해보니 요령도 생기더라고요

안전을 위해서

도끼와 미는 받침이 밀착되지 않게 했어요

주먹 하나 정도 들어갈 정도의 간격을 두었어요

지름 25cm 참나무는 쉽게 패지고

그것보다 굵은 것은 돌려 깎기 하듯 패면 되더라고요

그런데 

집에서 벽난로나 화목난로에 쓸 화목은 

굳이 굵은 것을 구입할 필요는 없으니

별 문제는 안될 듯해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래도 

완성을 해서 

사용해보니

속도도 빠르고

허리도 안 아프고

패 진장 작을 바로 옮길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어요

지금까지 전동도끼 만들어서 장작패는 이야기였습니다.

장작패기(자작 전동도끼)(log Splintering with a self-made electric ax.) - YouTube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기전에

벽난로 점검 잘하시고

따듯한 겨울 맞이하시길 바랄게요